짧은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봄의 기운이 서서히 마당에 드리우는 햇살처럼 다가오고 있다.
이번 주는 차가운 북서풍이 불며 추울 거란 예보가 있지만 그다음 주부턴 한낮 기온이 계속 두 자릿수를 기록한다.
2월 중순이지만 제주도에는 봄소식이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다.
예쁘게 핀 금잔옥대 수선화는 지금 한창 절정을 이루며 삭막했던 겨울정원을 화사함으로 채워준다.
제주 수선화로 불리는 금잔옥대는 금으로 많은 술잔과 옥으로 만든 잔대와 같다 하여 그렇게 불린다.
12월이면 땅속에 새싹이 돋아나며 다음 해 1월 말부터 2월까지 꽃을 피운다.
매화나무에도 하얀 꽃이 피어나고 있다.
1월 말에 작은 꽃봉오리가 여물었는데 어느새 몇몇 가지에서 하얀 꽃잎이 기지개를 한껏 켜며 소소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 동면에서 깨어난 식물들이 서서히 새로운 줄기를 만들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1월에 전지를 했어야 하지만 계속 미루다 보니 2월이 되어버렸다.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부랴부랴 장미부터 산딸나무까지 전지를 해주고 갈변한 그라스도 정리해 주었다.
장미 가지치기, 데드헤딩
대부분 땅장미들은 봄이면 왕성하게 자라는 편인데 왕방울만 한 꽃송이 무게를 못 이겨 줄기가 쳐지기도 하며 끊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지면에서 30cm 정도 높이로 전지를 해준다.
(물론 장미에 따라 다른데 줄기가 튼튼한 독일장미 노발리스나 보르도는 50~70cm 높이에서 전지를 해주기도 한다.)
그 정도 높이로 전지를 해야 허리 높이에서 풍성한 꽃을 볼 수 있다.
꽃이 지면 데드헤딩을 해줘야 하며 지속적인 개화를 유도하여 꽃을 보기 위함도 있으며 전지의 목적도 있다.
데드헤딩을 할 때 한참 밑을 전지하는 등 가지치기도 같이 해주는 편인데 수형도 잡아가고 가슴높이 이상으로 자라는 걸 억제한다.
한판 장미는 원하는 방향으로 꽃눈이 있는 위치에서 바로 윗둥을 잘라준다.
꽃눈이 있는 방항으로 새로 가지가 생겨나며 수형을 잡아간다.
장미의 잎사귀가 메말라 움츠려있다.
제주도는 겨울도 그리 춥지 않기 때문에 육지와 다르게 장미의 잎사귀가 우수수 떨어지지 않고 상록을 유지하며 남아있기도 한다.
한편으론 그러한 따스한 기후 때문에 겨울 동안 제대로 동면을 들지 못하고 겨울에도 꽃을 피우기 때문에 괜한 에너지 소비로 허약해지고 병충해에 취약해진다.
역시 식물도 잠을 잘 자야 하는데...
그래서 3월에는 장미전용 비료도 시비하고 살충제도 뿌려서 면역력을 키운다.
장미 비료 시비 시기
장미는 보통 봄이 시작되는 3월 초에 3스푼 시비하고 1차 개화가 끝나고 장마가 시작되기 전 꽃을 피우느라 고생했을 장미에게 2차 개화를 준비하며 3스푼 시비한다.
그러면 장마가 끝난 이후에도 5월의 풍성함은 아니지만 건강한 사계장미를 가을까지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1월 중순 겨울을 잘 보내기 위해 3스푼 시비한다.
참고로 지역마다 다른데 중부지방은 10월에 시비하는 게 좋다.
풍성하게 자랐던 라벤더를 깔끔하게 커팅하였다.
꽤나 양이 많았는데 짧게 쳐내니 속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라벤더는 워낙에 빨리 자라서 겨울에 제대로 컷팅을 하지 않으면 비대하게 자라 정원의 꽃들과 제대로 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겨울에 아주 짧게 잘라주는 편이다.
삭막했던 겨울정원을 그나마 예쁘게 채워준 리틀버니와 하멜른 수크령, 모닝라이트 등 그라스 모두 컷팅했다.
이제는 새로운 잎이 그 위로 돋아날 것이다.
잘라낸 줄기들은 모두 멀칭에 쓰였다.
아직 잡초가 폭발적으로 자라기엔 이른 시기이지만 벌써 자잘한 어린 잡초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라벤더 줄기와 그라스 잎사귀, 그리고 낙엽들은 멀칭효과도 있으며 땅의 보습을 유지하고 거름이 되기도 한다.
소나무 주변에는 솔잎이 떨어지며 멀칭효과를 자연스레 주었다.
몇몇 잡초들이 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많지가 않다.
잡초를 뽑다가 발견하지 못하고 네덜란드 수선화를 밟아버렸다.
네덜란드 수선화는 금잔옥대 수선화와는 다르게 1개월 늦게 새싹을 올리고 3월에 꽃이 핀다.
금잔옥대가 겨울 수선화라면 네덜란드의 수선화는 봄 수선화에 가깝다.
작년에 구입하여 심은 귀한 알리움 글래디에이터도 빼꼼히 새싹을 내밀었다.
총 3개의 구근을 심었는데 하나만 살아남은 듯하다.
아마추어 가드너로서 다음 주부터는 정말 바빠질 것 같다.
평일에는 일 때문에 정원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주말에 몰아서 정리해 주는데 폭풍 성장시기인 봄에는 반나절이 손질해도 마무리 못하는 날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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